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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2025. 10. 23.(목)~27.(월)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의 ‘남도장편경쟁’에는 8편의 영화를 엄선해 선보입니다. 다양한 장르, 형식, 주제로 고유의 영화 언어와 미학을 찾아가는 시도의 영화들입니다.
먼저, 다섯 편의 빛나는 데뷔작입니다. 배우 문혜인이 연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삼희: The Adventure of 3 Joys>는 거침없는 상상의 실현입니다. 트라우마가 있는 주인공이 낯선 도시를 배회하다 오래된 ‘삼희 아파트’를 발견하고, ‘삼희’라는 이름, 그 주변과 환경이 창작과 삶의 새로운 동력이 됩니다. 유랑을 자처하자, 관계의 국면은 변모하고, 트라우마의 무게와 의미는 다르게 읽힙니다. 성스러운의 <여름의 카메라>는 10대 청소녀들의 아릿한 성장과 연애담을 군더더기 없는 촬영과 짜임새 있는 드라마, 절묘한 캐스팅과 사랑스러운 연기로 완성합니다. 특히, 기록 장치인 카메라를 매개 삼자, 소녀의 세계는 지난날의 비밀과 낯선 미래와 접속하며 한층 완숙한 서사로 뻗어갑니다. 이유진의 <이반리 장만옥>은 왁자지껄, 좌충우돌 코믹 퀴어 드라마입니다. 중년의 레즈비언 만옥은 고향 이반리로 가 새 길을 모색하며 특유의 기세로 소수자와 타자를 향한 편견을 정면 돌파합니다. 양말복 배우의 강렬한 존재감, 중년 여성 배우들의 호연이 빚어낸 앙상블의 난장입니다. 조영근의 <퍼플 스왈로우>는 남도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입니다. 소설가로 등단하고자 거듭 준비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곁에서 지켜보는 남자의 얼마간의 시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꿈, 전언, 소설, 사진, 빛, 그림자의 형태로 등장하고, 꿈과 현실은 환상 어린 동심원을 그립니다. 간절한 바람이 매번 어긋날 때, 기다림은 가혹하지만, 그럼에도 소박한 가능성을 잃지 않으려는 갸륵한 날갯짓이 꽝꽝 언 마음의 빗장을 엽니다. 차동의 <해바라기>에는 동시대 청년들의 알 수 없는 불안의 기운이 감지됩니다. 그들은 우연한 만남과 꿈을 통해 운명과 인연을 제 식으로 풀이해 보고, 확신과 불신을 저울질하며, 감정의 파고를 예감하고 직면합니다. 태연히 지속되고 스리슬쩍 변주되는 대화의 영화, 세상과 도시 풍경을 담으려는 고유한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한편, 작품을 거듭하며 고유한 영화 세계를 만들어 가는 감독들의 신작이 있습니다. 최승우의 두 번째 장편 <겨울날들>은 추운 겨울날을 살아가는 말 없는 이들의 군상극, 이름을 알 수 없는 이들의 몸짓의 기록, 노동하는 몸의 흔적과 동선, 겨울 서울 풍경화라고 말하겠습니다. 소란과 치장을 집요하리만치 모두 거둬내자, 가장 단순한 형태의 리듬이 만들어지고 비감이 일어납니다. 이제한의 <다른 이름으로>는 죽음을 앞두고 영화를 만들려는 이의 고통, 후회, 두려움, 체념, 기쁨, 환희를 그리는가 싶더니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에 관한 성찰과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창작과 생의 신비, 세계의 복잡다단함이 홀연히 눈앞에 펼쳐지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정신과 마음, 영화와 세상이 일순간 맑아지는 듯합니다. 이원영의 <미명>은 통각을 건드리는 비탄의 멜로 드라마, 부서지고 으스러진 절절한 마음의 음가(音價), 부재하는 존재와 가까스로 접속하려는 유령 영화입니다. 허망해 탄식하고, 슬프도록 아름다워 울게 됩니다.
부디, 비교 불가한 이들 영화가 관객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로,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프로그래머 정지혜
먼저, 다섯 편의 빛나는 데뷔작입니다. 배우 문혜인이 연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삼희: The Adventure of 3 Joys>는 거침없는 상상의 실현입니다. 트라우마가 있는 주인공이 낯선 도시를 배회하다 오래된 ‘삼희 아파트’를 발견하고, ‘삼희’라는 이름, 그 주변과 환경이 창작과 삶의 새로운 동력이 됩니다. 유랑을 자처하자, 관계의 국면은 변모하고, 트라우마의 무게와 의미는 다르게 읽힙니다. 성스러운의 <여름의 카메라>는 10대 청소녀들의 아릿한 성장과 연애담을 군더더기 없는 촬영과 짜임새 있는 드라마, 절묘한 캐스팅과 사랑스러운 연기로 완성합니다. 특히, 기록 장치인 카메라를 매개 삼자, 소녀의 세계는 지난날의 비밀과 낯선 미래와 접속하며 한층 완숙한 서사로 뻗어갑니다. 이유진의 <이반리 장만옥>은 왁자지껄, 좌충우돌 코믹 퀴어 드라마입니다. 중년의 레즈비언 만옥은 고향 이반리로 가 새 길을 모색하며 특유의 기세로 소수자와 타자를 향한 편견을 정면 돌파합니다. 양말복 배우의 강렬한 존재감, 중년 여성 배우들의 호연이 빚어낸 앙상블의 난장입니다. 조영근의 <퍼플 스왈로우>는 남도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입니다. 소설가로 등단하고자 거듭 준비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곁에서 지켜보는 남자의 얼마간의 시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꿈, 전언, 소설, 사진, 빛, 그림자의 형태로 등장하고, 꿈과 현실은 환상 어린 동심원을 그립니다. 간절한 바람이 매번 어긋날 때, 기다림은 가혹하지만, 그럼에도 소박한 가능성을 잃지 않으려는 갸륵한 날갯짓이 꽝꽝 언 마음의 빗장을 엽니다. 차동의 <해바라기>에는 동시대 청년들의 알 수 없는 불안의 기운이 감지됩니다. 그들은 우연한 만남과 꿈을 통해 운명과 인연을 제 식으로 풀이해 보고, 확신과 불신을 저울질하며, 감정의 파고를 예감하고 직면합니다. 태연히 지속되고 스리슬쩍 변주되는 대화의 영화, 세상과 도시 풍경을 담으려는 고유한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한편, 작품을 거듭하며 고유한 영화 세계를 만들어 가는 감독들의 신작이 있습니다. 최승우의 두 번째 장편 <겨울날들>은 추운 겨울날을 살아가는 말 없는 이들의 군상극, 이름을 알 수 없는 이들의 몸짓의 기록, 노동하는 몸의 흔적과 동선, 겨울 서울 풍경화라고 말하겠습니다. 소란과 치장을 집요하리만치 모두 거둬내자, 가장 단순한 형태의 리듬이 만들어지고 비감이 일어납니다. 이제한의 <다른 이름으로>는 죽음을 앞두고 영화를 만들려는 이의 고통, 후회, 두려움, 체념, 기쁨, 환희를 그리는가 싶더니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에 관한 성찰과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창작과 생의 신비, 세계의 복잡다단함이 홀연히 눈앞에 펼쳐지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정신과 마음, 영화와 세상이 일순간 맑아지는 듯합니다. 이원영의 <미명>은 통각을 건드리는 비탄의 멜로 드라마, 부서지고 으스러진 절절한 마음의 음가(音價), 부재하는 존재와 가까스로 접속하려는 유령 영화입니다. 허망해 탄식하고, 슬프도록 아름다워 울게 됩니다.
부디, 비교 불가한 이들 영화가 관객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로,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프로그래머 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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